제목 | 2025년 제6회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심사결정문 | 작성일 | 09-18 21:12 |
글쓴이 | 최고관리자 | 조회수 |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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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6회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심사결정문>
대상 -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
제6회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회는 충남 청양 지천댐 건설 반대투쟁을 해 온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를 2025년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의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충남 청양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김영래, 김명숙, 이삼선 공동대표)는 2024년 9월부터 윤석열 정부 환경부가 선정한 기후대응댐 14곳의 후보지 중 하나인 청양 지천의 댐 건설 추진에 맞선 투쟁을 해왔습니다. 청양 댐 투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대책위를 비롯한 청양 주민들은 이미 1991년, 1999년, 2012년 등 세 번에 걸쳐 지천댐 건설을 무산시킨 지난한 투쟁의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주민들은 댐 건설로부터 고향땅을 지키고 지천의 생태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자 온 몸을 다해 싸우고 있습니다.
대책위는 청양의 인구 감소, 지역 소멸을 부추길 지천댐 건설의 백지화를 촉구하며 청양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고 매일 1인 시위로 청양군수에게 군민들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 수십 회가 넘는 기자회견, 집회를 이어가며 고향 주민들에게 댐 건설이 결국 지역을 소멸시킬 것이라 적극적으로 알려왔습니다. 또한, 윤석열 정부 시절 졸속으로 열린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에서 과잉 대응하는 경찰에 맞서다 다치는 등 몸을 던져 고향이자 삶터인 지천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청양 지천댐 투쟁 소식에, 대청댐 건설로 고향이 수몰된 지역민 한 분이 “댐 건설은 정말 지역에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으니 꼭 막아달라”고 전해주신 말을 기억합니다. 지천댐 건설은 인구 3만 청양군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충남 서북부 발전을 위해 청양을 희생시키려는 것이라고 주민들은 지적해왔습니다. 충남도는 다목적댐을 건설하면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처럼 감언이설로 주민들을 속이고 있지만 대개 댐 수몰지역이 그랬듯 결국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회는 댐 건설이 아니라 주민이 지속가능한 공동체 삶을 지키고 지천의 생태환경을 지키고자 헌신하는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를 응원합니다. 기후위기 대응도, 지역경제에 하나 도움이 되지 않는 신규댐 건설에 반대하며 싸우는 전국의 댐 대책위 주민들에게 이 투쟁은 든든한 주춧돌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결정문 대표 정리 : 박은영
삼보일배오체투지상 - 최재홍
2025년 제6회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경 갈등의 현장에서, 무엇보다 생명의 편에 선 환경법률 전문가 최재홍 변호사를 ‘삼보일배오체투지상’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최재홍 변호사는 2007년 변호사 활동 시작과 동시에 녹색법률센터에 참가하였고, 2014년부터 2024년까지 민변 환경보건위원회에 재직하였으며, 지금은 ‘법무법인 자연’의 상근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거의 20년의 세월 동안, 계양산 골프장, 4대강 사업, 국립공원 설악산 케이블카,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가습기살균제, 폐기물매립장, 밀양 송전탑, 새만금․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 국토 난개발, 생활환경과 보건 분야의 환경법률 대리인으로 그야말로 ‘열정과 끈기, 그리고 현장’의 변호사였습니다.
최재홍 변호사를 알고 있는 우리들은 최재홍 변호사를 ‘패소 전문 변호사’로 기억합니다. 환경분쟁의 현장에서 지역 주민과 생명 평화는 언제나 피해자였고, 자연을 파헤치는 난개발 사업은 결국 승리자였습니다. 거의 모든 정치권력, 자본은 자연에 무자비한 폭력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념의 좌우와 관계없이, 어떠한 정부조차도 ‘자연의 편’에 서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습니다. 엄혹한 생태 위기, 기후 위기의 시대에 최재홍 변호사가 뛰어든 환경분쟁의 현장은 항상 ‘패소’가 명찰처럼 들러붙어 있었고, 도무지 뒤바뀔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재홍 변호사는 패소의 길을 선택했지만, 그가 낸 균열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습니다. 최근,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은 ‘원고 인용’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최재홍 변호사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과 함께 주도적으로 만든 ‘승소’입니다. 새만금 공항 사업의 정당성에 공적 의심이 제기되었고, 향후 유사한 개발사업에 생태적 기준과 법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새만금의 승소 사례는 가덕도, 제주 제2공항, 설악산, 4대강으로 스며들어 넓고 깊게 새겨질 것입니다.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회는 최재홍 변호사의 헌신적인 시간과 귀한 걸음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난개발의 최전선에서 생명의 편에 선 새, 나무, 사람 모두에게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결정문 대표 정리 : 윤상훈
사람생명상 -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은 땅에 기대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과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일에 헌신해 온 용기 있는 공동체입니다. 거제 남부관광단지라는 거대 개발 계획이 노자산의 숲을 위협하던 순간, 시민들은 한데 모여 개발 논리에 가려진 생명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결연한 실천에 나섰습니다.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은 단순히 지역 환경운동의 차원을 넘어, 전국적인 환경 정의 운동과도 연대해왔습니다. 거제 남부관광단지 개발을 둘러싼 법적·행정적 쟁점을 검토하고, 지역 주민의 삶과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문제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특히 멸종위기종의 보전 문제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숲과 습지가 가지는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가치, 생태계 회복의 핵심 거점으로서의 기능을 사회적으로 환기시켰습니다.
노자산의 멸종위기종 야생 동식물을 조사해 대흥란, 긴꼬리딱새, 팔색조, 새매 등 수많은 생명의 이름을 세상에 불러냈습니다. 노자산의 생태적 가치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환경영향평가의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2018년에는 노자산의 41% 지역이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상향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시민 서명운동, 기자회견, 행정 대응, 법적 소송 등을 통해 노자산 보전의 정당성을 다져나갔습니다.
이들은 배타적인 방식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 교육을 통한 설득과 연대를 택했습니다. 지역의 어르신에서 청소년, 그리고 외부의 연구자와 예술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노자산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의 활동은 개발과 성장 일변도의 사회 패러다임 속에서도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증명했고, 지역 공동체와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성을 현실 속에서 구현해냈습니다.
노자산을 지키는 이들의 투쟁은 공간을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사회적 실험이자, 미래 세대에게 건네는 약속입니다.
이에 2025년 제6회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회는 사람과 자연의 존엄을 지키고 시민의 힘으로 생태적 전환을 이끌어 온 ‘노자산 지키기 시민행동’에게 ‘사람생명상’을 수여합니다. 이 상은 그동안의 헌신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자, 노자산 숲이 온전히 지켜질 때까지 우리 모두가 함께하겠다는 다짐입니다.
결정문 대표 정리 : 이경호
공로상 - 배종혁
강과 습지를 사랑한 늘푸른 행동가, 배종혁(창녕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배종혁 의장님을 떠올릴 때마다 몇 가지 특별한 별칭을 함께 기억합니다.
“우포늪 깡패 할아버지”, “의리맨”, 그리고 “현역 최고령 환경운동가”.
어떤 이는 장난스럽게, 또 어떤 이는 존경의 빛을 담아 그렇게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별칭 속에는 하나의 공통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누구보다 진심으로 자연을 아끼고 지켜온 사람에 대한 사랑과 경의입니다.
창녕공업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시던 시절 시작된 인연은
낙동강과 우포늪을 지켜내는 평생의 길이 되었습니다.
의장님께서는 언제나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셨고,
무너져가는 강과 습지를 바라보며 누구보다 뜨겁게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낙동강의 물결 속에 담긴 의장님의 발자취,
우포늪의 갈대 숲 사이로 스며든 의장님의 땀방울은
이미 낙동강과 창녕의 역사 속에, 그리고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 있습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의장님은 한결같이 ‘현장’이라는 자리에서
강과 습지의 언어를 사람들의 마음으로 전하는 다리가 되어 주셨습니다.
창녕환경운동연합이 처음 걸음을 내디딜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의장님의 삶은 곧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그 뿌리였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연세를 잊은 듯 강과 늪을 지키는 현장에 서 계시는 모습은
후배들에게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고, 우리 모두에게는 귀감이 됩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작은 상 하나가 의장님의 지난 발걸음을 온전히 담을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오늘만큼은, 의장님께서 걸어오신 길 위에 감사의 꽃을 놓고 싶습니다.
그 애씀과 헌신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우리 또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함께 전합니다.
결정문 대표 정리 : 최준호
문화예술상 - 솔가
제6회 삼보일배 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회는 <솔가> 싱어송라이터를 ‘문화예술상’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솔가 님의 노래엔 숲이 있고, 바다가 있고, 바위가 있고, 바람이 있습니다. 구럼비가 있고 비자림이 있고, 제주 해녀 할망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노래가 되지 못한 존재들의 삶'을 노래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가사에 담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솔가 님은 환경과 평화, 인권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2006년부터 이매진피스 평화 네트워크의 공동책임자로서 활동해 오고 있으며, 공정여행, 생태 예술 워크숍 등을 통해 예술과 사회운동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솔가 님의 활동은 이제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Song of Hope' 국제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예술가들을 만나고 있으며, 국가 폭력과 기후 위기 앞에서 예술가로서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고 협력하고 있습니다. 연대 속에서 싹트는 '희망의 노래'가 폭력과 개발이라는 절망 속에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길어 올리는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회는 솔가 님의 노래와 활동이 더 많은 곳에서 울려 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6회 오체투지 환경상 '문화예술상'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결정문 대표 정리 : 정민석
워리나모상 - 살처분폐지연대
제6회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심사위원회는 ‘살처분폐지연대’를 2025년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워리나모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살처분폐지연대는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태어난 것으로도 모자라서 혹시나 혀끝의 탐욕들이 잠깐이라도 멈출까봐 미리 죽어야만 했던 수많은 비인간동물을 위한 단체입니다.
살처분은 20여년간 1억 명이 넘는 비인간동물을 죽이고도 효과적인 전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실패했고, 현장에서 직접 살육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도 큰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꾸역꾸역 담아냈던 흙구덩이는 이따금 핏물을 토해내며 앓아야만 했습니다.
생명의 울부짖음을 외면하고 여전히 숫자로만 모든 것을 재단하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살처분폐지연대는 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며 캠페인과 퍼포먼스 등의 직접행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살처분을 넘어 동물권에 대한 확대된 시야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익을 위한 산업의 물건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생명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고도화되고, 경제성장만을 끝없이 추구하는 시대이지만, 희생되는 수많은 뭇생명의 고통에 공감하고, 한 줌이라도 그 사회적 통증을 덜기 위한 노력들이 우리 공동체를 더 안전하게 보듬을 것입니다. 그동안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면서 외면해왔던 잔혹한 살처분의 고통을 받아 안으려는 살처분폐지연대의 활동에 깊은 연대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결정문 대표 정리 : 김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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